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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Server

첫 서버 개발 도전기(3) - 실시간 브레인스토밍 협업 툴, STORM

by 세이(Sayer) 2021.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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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트는 데모데이 후기부터 STORM 릴리즈까지, 협업을 하며 느낀 점(배운 점)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데모데이

3주간의 개발을 마치고, 드디어 데모데이 당일! 데모데이 전날 안드로이드 개발자인 평화오빠와 밤을 새며 소켓 통신 테스트를 했던 기억이 난다. 아침에 먹었던 계란후라이와 짜파게티가 정말 맛있었는데.. 드디어 마지막 첫 서버 개발 도전기를 시작한다!

26기 앱잼 데모데이 포스터 및 일정표. STORM은 4번째 발표였다!

앱잼의 꽃인 데모데이는 3주간 열심히 만든 서비스를 대중에게 공개하는 자리라고 할 수 있다. 지난 기수에는 굉장히 큰 장소를 대관해서 많은 외부인들에게 공개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번에는 코로나 때문에 많은 인원이 한 장소에 모일 수가 없어서 발표 장소에 팀별로 돌아가면서 모여서 멘토님들 앞에서 발표를 진행했다. 행사를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방법들을 시도해 멋진 행사를 끝마친 26기 임원진들에게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낸다.

일반적인 데모데이는 주로 PM의 서비스 소개 및 질의 응답으로 이루어지지만, 모두가 함께 만들어낸 서비스라는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SOPT의 데모데이는 파트별/팀별로 질의 응답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준비되어 있다. STORM은 앱잼 기간 내내 신선한 기획 및 디자인으로 주목을 받았던 팀이어서 개발에 관련된 질문을 받을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는데, 서버 멘토님께서 질문을 주셔서 많이 놀랐었다.

서버 파트 멘토님의 질문을 받고, PM인 현지 언니가 마이크를 내게 넘겨줄 때 같은 서버 파트원이었던 충범 오빠가 옆에서 "내가 대답할까?"라고 물어보는 소리가 들렸다. 사실 앱잼을 하기 전의 나라면 질문에 답변하는 것을 분명히 회피했을 것이다. 남들 앞에서 틀리는 것과 내가 모르는 것이 있다는 것을 굉장히 부끄러워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3주 간 '처음 하는 거면 모르는 게 당연해.', '나도 모르는 게 많으니까 같이 알아가보자!'라는 응원의 말을 꾸준히 해준 팀원들 덕분에 모르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모르는데 아는 척 뒤로 숨는 것이 더 부끄러운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 내가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는 것이 굉장히 소중한 기회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모르는 것을 동료와 함께 알아가는 것이 얼마나 즐겁고 짜릿한 일인지도 알게 되었다!! 모두 멋진 팀원들을 만난 덕분이다.

서버 관련 질문을 받았을 때 socket.io 라이브러리를 사용했다고 말하면서 자바스크립트를 배운지 이제 막 두 달 째라 앞으로 배울 것들이 많다고 이야기했었다. 다시 보니 멘토님께 어떻게 저런 답을 할 수 있었는지 신기하다. 정말 개발이 재밌어서 신났었구나

그래서 내게 다가오는 마이크를 보는 순간, 어떤 질문이 들어오든 나는 최선을 다했으니 당당하게 대답하면 그걸로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면 아는대로, 모르면 모르는대로. 이 순간을 또 피해버리면, 3주간에 느꼈던 그 모든 즐거움과 성장이 물거품이 되는 거니까. 떨리는 손으로 마이크를 잡아들고 질문에 답변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약 150명이 생중계로 보는 앞에서 당당하게 모르겠다고 답변해버렸다! apache 서버를 물어보시는데 나는 socket.io만 써봐서 잘 모르는 걸 어떡하겠나.(으쓱) 대신 정확하게 내가 사용했던 기술 스택을 말하고, 추후 리팩토링을 하게 된다면 말씀해주신 기술 스택을 더 공부하고 고민해보겠다고 답변드렸다.

이렇게 용기를 내고 나서야 멘토님의 질문이 우리를 평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어떤 것을 더 공부해야 할지 방향을 알려주기 위한 소중한 조언이라는 것을 직접 느낄 수 있었다. 불과 두 달 전의 나라면 상상도 못했을 변화였다. (비하인드 스토리 : 이때 내가 너무 긴장해서 socket.io를 사용했다는 것만 말하고, 프로젝트 코드로 room을 구분했다는 것을 말하지 못했었다. 그래서 충범 오빠가 끝나고 "아 이거 말했어야했는데~~ 우리가 고민 많이 했다고~~"하고 아쉬워했던게 기억이 난다. 그래서 늦었지만 블로그에 적어뒀다!)

이후 라운드가 반복되기 때문에 뷰의 재사용성을 고민했다는 안드로이드 파트의 질의 응답을 끝으로 데모데이 발표가 성공리에 끝났다. 모든 파트에서 주어진 과제를 잘 마무리하여 대상이라는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다. 아래는 SOPT 공식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 되어있는 데모데이 스케치 영상이다.

데모데이 스케치 영상

모든 과제를 완수해서 대상을 받은 멋진 STO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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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즈 작업

데모데이 이후 수정 사항을 적용하고, 끝없는 QA를 통해 오류를 잔뜩 잡아내며 릴리즈 작업에 들어갔다. 코로나 때문에 자주 모일 수가 없어서 구글미트, 줌, 카톡, 슬랙 등 활용할 수 있는 툴들을 모두 활용해 진행했었다. '린'한 작업을 추구하는 PM 현지 언니와 '애자일 덕후' 안드로이드 파트 성규 오빠가 있었기 때문에, 별도의 기능 추가 없이 데모데이 때의 메인 기능만 꼼꼼히 보수해 최대한 빨리 릴리즈를 하기로 결정했었다.


중요한 사항은 나중에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꼭 슬랙에 남겨뒀었다. 수정사항을 확인한 멤버들은 본인의 이름이 적힌 이모지를 찍어준다.

서버파트에서는 기능이 추가되는 부분이 없었기 때문에 빠르게 보수 작업을 마치고 QA에 붙어서 오류를 잡아내는데 주력했다. 다들 일정이 바빠서 주로 밤부터 새벽까지 오류를 잡는 작업을 진행했는데, 밤새 개발을 하면서도 그 누구도 불평 없이 즐겁게 작업을 마칠 수 있었다는게 참 감사하다. 막판에는 거의 하루 종일 로그를 확인해주다보니 '스톰의 관제탑'이라는 별명까지 생겼다. 참 재밌고 뿌듯한 별명이다.

특히 현지 언니 옆에서 기획자가 하는 일을 많이 엿볼 수 있었는데, 전체 스토리보드 작성부터 팀별 진행 상황 관리, 멤버 전원 개인 회고, alignment 작성 후 공유, 개인정보 처리방침 작성 등 생각보다 신경써야 할 부분이 엄청 많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 가장 놀랐던 부분은 플레이스토어에 업데이트 내용을 게시하는 문장을 적을 때도 사용자의 UX를 고려해서 적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들었을 때였던 것 같다. 기획도, 디자인도, 클라도, 서버도 정말 마지막까지 열심히 달렸고, 그 결과 여름이 끝나기 전 STORM이 플레이스토어와 앱스토어에 모두 올라가게 되었다. 심지어 앱스토어에서는 생산성 부문 97위까지 했었다! (깨알자랑) 아래의 링크를 타고 가면 다운받을 수 있다.

다운로드 링크 : linktr.ee/STORMbrainstorming

릴리즈 후 교내 스타트업 모임의 현직자 선배님들께 피드백을 부탁드렸다. 정말 꼼꼼하고 세심하게 조언을 해주셨다. 나도 멋진 선배가 되어야지.

릴리즈 이후 사용자들에게 생각보다 많은 피드백을 들을 수 있었다! 피드백은 불편함 개선 요청과 추가 기능에 대한 요청이 대부분이었다. 이러한 피드백을 받고 나니, 왜 주변에서 그렇게 서비스 개발 후 꼭 릴리즈를 해보라는 사람들이 많았는지 알 수 있었다. 사용자들의 실질적인 피드백을 바탕으로 빠르게 다음 목표 및 개발 방향을 설정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실제로 내가 개발한 서비스를 누군가가 사용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그동안의 노력을 보상받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추후 STORM의 리팩토링 작업을 하게 되거나, 혹은 이보다 더 린하게 릴리즈 및 피드백 반영 작업을 하는 팀에 합류하게 된다면 꼭 실사용자들의 피드백을 반영한 수정 작업은 물론, 그들의 행동 패턴을 분석해서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한 개발 작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발을 시작했던 것이 바로 '의미있는 서비스를 만들기 위함'이었는데, 첫걸음 치고 이 목표를 생각보다 매우 잘 달성한 것 같아서 뿌듯했다. STORM의 릴리즈 작업을 마무리하던 날, '서버에 대해 더 열심히 공부해서, 더 튼튼하고 안전한 서버를 개발할 수 있는 개발자가 되어야지'라고 다짐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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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AM STORM

앞으로 포스팅할 프로젝트 글들은 모두 사용한 기술스택이나 개발과 관련해서 고민한 부분들을 위주로 적을 예정이다. 단, 이 글에서만큼은 첫 개발을 통해 경험한 나의 성장과, 나의 성장을 도와준 멋진 팀원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언제나 꺼내 보고, 다시 보고, 잊지 말아야 할 내 초심이 STORM에 있다. 그래서 조금 길지만 빠짐 없이 느꼈던 점들을 적어보고자 한다.

아래는 26기 SOPT 종무식 이후 적어두었던 소감이다. 개발 블로그에 소감을 이렇게나 길게 적어도 되나 싶지만, 잊을 수 없는 나의 '첫 개발 소감'이기에 그대로 원문을 옮겨본다.

1) 멋진 사람들과 함께하는 가치! 솝트에서 잔뜩 누리고 갑니다. 정말 즐거웠어요!

2) 앱잼 끝나고 엄마께서 궁금한 목소리로 전화를 하셨었다. 그리고 얼떨결에 근황 토크처럼 뱉은 내 회고를 들으시고는 "어이구~ 우리 딸 정말 성장했네~"라고 말씀해주셨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녹음된 통화 내용을 다시 듣는 지금도 저 대목만 나오면 나도 모르게 웃게 된다. 진짜 다른 사람 눈에도 보일만큼 내가 성장을 하긴 했구나 싶어서 뿌듯하달까

3) 자바스크립트가 가장 자신 있는 언어라고 자기소개서에 썼지만 사실 이름을 들어본 언어가 보기 중에서 자바스크립트밖에 없었기에 억지로 이것저것 살을 붙여 썼던 거였다. 괴상한 전공 커리큘럼 탓에 아직 데이터베이스가 뭔지 들어본 적도 없었고, 비동기가 뭔지 100번을 봐도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동아리에서 나를 믿고 뽑아줬으니 어떻게든 해보겠다고 세미나 자료를 뒤적이고 또 뒤적이다가 과제를 겨우 마치고나서 든 생각은 사실 '이렇게 하는게 맞나?'였다. 이제야 말해보자면 세미나를 한 번 듣는 걸로는 이해가 안 돼서 녹화해뒀다가 2~3번씩 돌려보고 과제를 했었다. 그래서 7주차 과제를 1등으로 제출하고 나서 혼자 제출한 스프레드시트 화면을 캡쳐해놓기도 했었다. 이걸 내가 다 해냈다는게 믿기지가 않아서. 그래서 걱정도 정말 많이 했었다. 내가 과연 팀에 민폐를 끼치지 않고 1인분을 해낼 수 있을까?

4) 그랬던 내가 서버가 재밌다는 말을 하면서 이제는 공부할 것을 찾아다닌다! 이런 내가 나도 신기하다. 사실 앱잼 초반에 세웠던 나의 목표는 개발 능력 성장보다도 '모르는 것을 인정하기'였다. 이 목표를 100% 달성했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나름대로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었고, 반 이상은 달성했다고 생각한다. 반이면 뭐, 목표 달성이나 마찬가지 아니겠느뇨. 우하하. 자바스크립트 변수 선언 방법도 모르던 초짜가 이렇게 모든 과정을 다 끝내고 무사히 수료할 수 있었던 건 모두 내 주변에 있었던 멋쟁이 솝트인들 덕분이다. "나는 너랑 이번에 같이 서버한게 되게 자랑스러워", "나에게 있어 최고의 MVP는 너야", "서버를 재밌게 하는 세영이가 있으니 26기 서버파트는 목표 달성한거네?" 아직도 가끔씩 꺼내보는 힘이 되는 말들! 좋은 말을 너무나 많이 들었어요. 정말 고맙습니다. 언제나 여러분들을 존경하고, 닮고 싶어요. 멋진 사람들을 잔뜩 만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

5) 마지막으로 아 서버 하길 참 잘했다! 어렵지만 재밌었다!


STORM을 통해서 참 많은 것들을 배웠다.

* 나도 무엇이든 도전하면 해낼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
* 처음이라는 것과 모르는 것을 무서워할 필요가 없다는 것. 개발자는 언제나 처음일 수밖에 없다!
* 모르는 것은 구글링하면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다는 것. 나와 같은 고민을 하며 내 앞을 걸어간 사람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 내가 맡은 부분뿐만 아니라, 서비스 전체를 이해하고 있어야 원활한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
* 어느 파트에든 수정 요청을 할 때는 정확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는 것.
* 학교에서 배우는 CS 기본 지식이 생각보다 중요하다는 것. 이제서야 알고리즘과 네트워크를 왜 배워야했는지 이해했다. (소켓을 찾아보며 정보통신공학에서 배웠던 UDP가 등장해 정말 놀랐었다. 이래서 기본 개념이 중요하다고 하는구나 느꼈던.)
* 개발도 충분히 재밌을 수 있다는 것.

이전 포스트들에 적은 내용들까지 하면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그리고 짧은 기간에 놀라울만큼 이뤄낸 내 성장은 모두 멋진 팀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현지 언니, 나연 언니, 주희 언니, 영진 언니, 울이 언니, 충범 오빠, 성규 오빠, 평화 오빠, 희원, 승환 오빠, 지윤 언니, 지현. 제 개발 첫 걸음을 즐거운 추억으로 남길 수 있도록 함께해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연남동에서 보냈던 뜨거운 여름은 절대 잊지 못할 거예요.

마지막으로 아 스톰 하길 참 잘했다! 어렵지만 재밌었다! :)

첫 번째 포스팅은 스톰으로 한다는 약속 지켰다~~ 스톰 얼른 다시 모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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